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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가 필요할 땐 보톡스지!

 

    40년이 넘는 인생을 ‘가성비’만 을 추구하며 살았다. 하필이면 첫 직장마저 대기업 유통업이라 상품의 마진과 원가를 알게 되면서 더욱 굳어진 것 같다. 작금의 브랜드는 성능 대비 너무 비싸다. 비브랜드는 성능이 너무 구리다. 브랜드의 원가를 가진 비브랜드는 없다. 그런 상품은 소비자가 외면한다. 어중간한 상품은 브랜드 보단 싸지만 비브랜드보단 비싸고, 브랜드만큼 돈 쓴 생색은 안 나기 때문이다. (현 공정위가 해결하고자 하는 대기업 중심의 왜곡된 산업 구조의 문제 때문이지만 이 글의 주제는 아니니 패스 하자)

 

    그러다 보니 숨어 있는 비브랜드 중에 가성비가 좋은 제품을 찾던가, 브랜드를 싸게 사는 게 합리적인 소비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당연히 브랜드 자체를 소비하면서 얻는 기쁨은 배우질 못했다. 많은 브랜드를 소유해 본 적도, 소유하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다.

 

    하지만 나와 반대의 사람도 있다. 브랜드 소비를 통해서 만족을 얻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사회적 환경과 구조가 실패의 리스크를 키워 브랜드 소비를 촉진한다는 주장도 있다. 공감한다. 사람들은 실패를 끔찍이도 싫어라 하니까. 그 마음이 소비에도 있다.

 

    ‘가성비’ 중심의 ‘소비의 고자’로 살던 내가 특이한 소비를 하나 했다. 요사이 내 몸과 맘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외롭고 울적할 때 돈 쓰는 거만큼 좋은 단기적 해결책은 없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돈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를 때이다. 물욕이 사라지면 필요한 게 생각이 나질 않는다. 그런데 다행히 하나 찾았다.

 

남자도 맞는 보톡스

 

    바로 ‘턱 보톡스’이다. 갑자기 웬 보톡스? 나도 나 스스로 놀랐다. 생각 나는 순간 바로바로 예약하고, 바로 시술받았다. 그리고 지금 매우 기분이 좋은 상태다. 턱이 얼얼한 게 치과에서 이 뽑고 난 후 마취약이 풀리는 것 같은 느낌이다. 살짝 어금니를 ‘앙~’ 다물어 보는데 힘이 들어가질 않는다. 신기하다. 재밌다. 그래서 그런지 우울했던 기분도 좀  풀렸다. 빨리 시간이 지나서 변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사진 공개를 할 순 없지만 심각한 사각턱 이런 건 아니다. ㅋㅋ)

 

    어려서 이를 갈았다. 유전이다. 그래서 턱에 근육이 있었다. 사는데 불편하거나 하지 않아서 그냥 있었다. 몸 관리하다 보니 얼굴 윤곽이 도드라지게 되었다. 그런데 얼굴이 비대칭이네! 원래 조금씩은 비대칭이다. 그런데 턱 부위가 눈에 딱 띄었다. 전에는 딱히 방법도 없었고, 보톡스 초창기엔 가격이 비싸서 엄두도 못 냈을 것이다. 그전에 하겠다는 생각도 못했겠지만. 그래서 ‘보톡스 함 해볼까?’하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다가 그게 딱! 떠올랐다.

 

보톡스 안전할까?

 

    보톡스는 성형과 관련된 시술과 수술 중에 매우 안전한 편이다. ‘보톡스’는 엘러간 사의 상표명이고, 원래 성분의 이름은 ‘보틀리눔 톡신 (Botulinum Toxin)’이다. 지금은 대중화되어 많이 쓰이지만 이거 그냥 ‘독’이다. 그것도 치명적인 독이다. 원래는 근육경련이나 근육강직 같은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됐으나, 근육이 마비되는 작용을 이용해서 주름을 펴거나 근육을 줄이는데 이용한다. 이런 활용은 동양 의사들이 발표를 했다는 얘기가 있다. 동양인의 우수함이란…..

 

    이런 효과는 시술 후 2주부터 보이기 시작해서 6개월간 지속한다고 한다. 6개월 혹은 그 이전에 보톡스의 효과는 사라진다. 근데 이게 최고의 장점이다. 체내에 흡수돼서 배출된다. 부작용이 생겨도 최장 6개월이면 끝이다. 그럼 계속 맞아야 하나? ‘가성비’를 중시하는 내가 알아봤는데 턱 보톡스 같은 경우 교근의 크기가 줄어들고 난 후 생활습관을 교정하면 그 효과는 꽤나 오래오래 갈 수 있다. 미친 듯이 오징어를 뜯고, 매일 이 갈고 하면 보톡스 약효 후 다시 원상 복구되는 것이고 그런 습관 교정이 함께 되면 계속 유지가 되는 것이다. 

 

    조금만 찾아보면 정보는 많다. 믿을 정보인지는 판별하기 어렵다. 다행스럽게도 보톡스 자체의 위험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 정말 큰 장점이다. 병원을 고를 때는 잘되는 곳이면 일단 조금은 안심이 된다. 그래서 회사 근처의 유명한(?) 체인을 골랐다.

 

보톡스 시술 과정

 

    요즘은 카톡으로 간단하게 예약을 할 수 있다. 예약을 하고 병원에 가면 바로 의사선생과 만나는 게 아니다. 상담이란 걸 한다. 여기서 영업이 들어온다. 사이트에서 본 가격 이외의 가격을 듣게 될 것이다. 하지만 겁먹지 말자. 보톡스 효과는 비슷하다고 한다. 나는 국산을 선택했다. 겁먹지는 않았는데 Upsale 당했다. 1달 이후 리터칭을 해주는데 반값이라고 해서 리터칭까지 했다. 합리적인 소비라고 생각 중이다.

 

    그리고 나면 바로 시술실로 간다. 사진 촬영을 하겠냐고 해서 거부했다. 홍보 목적으로 쓰는 건 아니지만 그냥 찜찜해서 안 하는 걸로 했다. 시술실에서 간호사(?) 분이 설명을 해준다. 보톡스도 직접 포장을 까서 주사기에 넣는 걸 보여준다. ‘이걸 사기 치는 시절이 있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하튼 그렇게 하고는 주사기를 손에 꼭 쥐어준다. 냉장고에 있던 거라 차가운데 너무 차가운 게 들어가면 아프니까 의사선생 올 때까지 손에 쥐고 있으란다. 난 오히려 이때 ‘주사기를 바꿔치기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의사선생을 만났다. 턱 상태를 본다. 아주 간단하다. 워낙 많이 봤으니 잘 알 거라고 본다. 근육량이 많단다. 특히 왼쪽이 그래서 왼쪽에 좀 더 많은 양을 놓는다고 했다. 왼쪽에 4방, 오른쪽에 3방을 놓기로 했다. 바로 시술에 돌입. 차가운 냉매 스프레이를 뿌린다. 피부를 살짝 얼려서 통증을 막는 것이다. 그나마 효과 있다. 없었으면 꽤나 아팠을 것이다. 이를 악 물어 근육을 도드라지게 하고 거기에 주사를 한다. 한쪽 시술에 10초도 안 걸린다. 주사를 놓는 건 금방이다. 의사와의 대면엔 채 5분이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시술이 끝났다. 턱엔 주사 통증이 살짝 남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피부에 남은 주사통증이 아니라 근육에 투여된 보톡스의 작용이 느껴진다. 이를 뽑고 난 후의 뻐근함과 마취 풀리는 느낌이 든다. 근데 기분이 나쁘지 않다. 재밌다. 

 

보톡스 시술 후 주의할 점

 

    보톡스는 열에 약하다고 한다. 이런 설명은 안 해주고 그냥 사우나, 찜질, 운동은 1주일간 하지 말라고 한다. 모두 열을 올리는 일이다. 열을 안 내고 운동을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이다. 왠지 하지 말라는 건 너무너무 하고 싶다. 시술 후 3~4시간은 눕지 말아야 한다. 약이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다고 한다. 점심에 맞았으니 저녁에 집에 가서는 딱히 하지 못할 일은 없다. 

 

    효과는 1주일 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한다. 그걸 기다리는 기쁨도 있다. 그렇게 따지면 가격 대비 아주 훌륭하다. 하루에 500원도 안 되는 돈으로 변화를 누릴 수 있다는 건 아주 ‘가성비’ 좋은 일이다. 보톡스와 필러는 안전한 시술에 속한다고 한다. 가격도 작은 호사를 누릴만한 가격이다. 난 계속 도전해 볼 거 같다. 나이가 좀 들면 필러에 도전해 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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